ef - a tale of melodies 12話 [完] 애니

ef 시리즈가 완결났습니다. 원래 안보던 작품이였던지라, 이번에 한꺼번에 몰아서 봤는데 상당히 훌륭하더군요. 제가 전에 이번 시즌 최고라 칭했던 식령과 동급으로 봐도 될 정도의 작품인 것 같습니다.


아마미야 유우코는 죽었습니다. 저 비석에 씌여진 영문 문구는 그녀가 좋아했던, 그리고 죽기 전 불렀던 노래 가사의 일부죠. 보다 보면 안타깝더군요..물론 죽어야 스토리가 진행되지만, 이런 히로인 죽이는 애니는 제 취향에는 잘 안맞아서 말입니다.
ef 에서 종이 비행기란 여러가지 의미를 지닙니다. 때로는 희망을, 때로는 꿈을, 때로는 미래를. 이런 다양한 의미를 지녔기에 종이 비행기가 날아가는 연출은 ef 전반에 걸쳐 나타나죠.
샤프트는 이런 단색 계통의 컷신을 잘씁니다. 월영때부터 썼던 연출인데 ef 와서 업그레이드 됐더군요.
신카이 마코토가 참가해서 그런지, '빛'에 관해선 가히 현존최강의 작화를 보여줍니다. 이런 먼지가 빛에 반사되는 표현은 보통 애니에선 볼 수 없죠.
모든걸 포기하고 죽을 날만 기다렸던 청년은 한 여성을 만남으로써 살아갈 의지를 얻게되죠. 항상 이길 싸움만 했던 그가 처음으로 질 싸움에 뛰어들고, 그 싸움에서 이기기도 하구요. 현실적으로 보면 그의 미래는 결코 밝지만은 않습니다. 수술에 성공했다고 하지만 그 수술은 병을 낫게 하는 수술이 아니라 생명을 연장하는 수술이었으니 말이죠. 결국 그는 많이 살아봐야 10년 가량 더 사는 정도에 그치겠죠. 하지만 모든 것을 청산하고 죽을 날만을 기다렸던 때와는 달리, 적어도 '내 인생은 행복했었다'라고 말할 정도는 될테니 나름 해피엔딩이라면 해피엔딩이겠군요. 어찌보면 참 씁쓸합니다만..쩝.
아, 그러고보니 여기서 쿠제가 명대사를 하나 던졌죠.
'이 세상은 상상 이상으로 최악이고, 생각한 것보단 최고다'
개인적으로 상당히 맘에 드는 대사 중 하나입니다.
메모리즈에서 유우코가 이어준 두 쌍의 커플입니다. 현시창이 잔뜩인 ef에서 그나마 행복한 커플들이라고 볼 수 있죠.
이런 식의 강렬한 색채대비 또한 샤프트 연출의 특징입니다.
나기에게서 히로가 유우코를 만났다고 들은 후, 유우는 유우코를 만나기 위해 眞 오토와 마을로 돌아오게 됩니다. 유우가 유우코를 찾지 못하고 돌아서는 순간, 유우코가 나타나죠. 그리고 유우는 전해주지 못했던 크리스마스 선물을 전해주게 됩니다.
여기서 유우는 말하죠.
'이 세계에 기적이란 없다. 있는 것은 우연과 필연, 그리고 누가 무얼 하는가뿐. 난 계속 그렇게 생각했었다'
유우의 대사가 과거형인 이유는 기적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는 유우코를 만났기 때문이겠죠.
그리고 그 말에 유우코는 이렇게 답합니다.
'기적을 바라기만 하는 사람에게는 기적이 일어나지 않아요. 자기 손으로 기적을 일으키려는 사람에게만 구원의 손길이 내밀어지는것'이라고 말이죠. 이것은 11화에서 쿠제가 했던 말과도 일맥상통하죠. 이 세상에 우연과 필연, 그리고 누가 무얼 하는가 밖에 없다면, 난 필연으로 기적을 일으켜보겠다라고. 그리고 결국 그는  '기적'이라고 불리울만한 것을 일으켰죠.
이러한 대사는 어찌보면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에 해당하기도 하죠.
이 세상에 신은 없다고 말했던 그는, 신을 믿냐는 그 대답에 긍정도 부정도 표하질 않습니다. 그저 자신과 자기 주변 사람을 믿을 뿐. 이라고 답하죠.  과거와는 달라진, 그의 주된 심경의 변화 중 하나입니다.
모든 것이 시작된 장소에 온 두 사람. 
'사랑해'라는  말하는 유우에게 '사랑했었어. 겠죠?'라고 말하는 유우코.
이제 두 사람은 함께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그렇게 말한 것이죠.
유우에겐 거짓말할때 눈을 깜빡이는 버릇이 있습니다. 유우가 '난 괜찮아' 라고 말할 때, 눈을 깜빡이는걸 본 유우코는 결국 울음을 터트리고 말죠.
그들은 결국 헤어지고 맙니다. 그리고 이걸로 ef는 끝이 나죠.
이 뒤엔 미츠키와 유우의 간단한 대사가 나온 후 오프닝이 나오는데요, ef의 오프닝은 작품 전체를 요약해놨다고 봐도 될 정도로 다양한 의미를 함축하고 있습니다.
12화 이전의 오프닝과는 달리, 등장인물들에게 제대로된 색이 칠해져 있습니다. 자신의 '색'을 찾지 못했던 그 전과는 달리 제대로된 색을 찾았다는 것을 의미하죠.
한가지 덧붙이자면 멜로디즈에서는 이런 독일어를 잘 씁니다. 멜로디즈의 주요 커플 중 한명인 쿠제가 음악가이고, 음악하면 독일이기 때문에 이런 연출을 사용한 것이죠. 제가 독일어를 해석가능하다면 저런 독일어에 담긴 뜻도 알 수 있겠습니다만..안타깝게도 독어 해석이 불가능하군요. 새삼스레 제 능력의 부족을 다시한번 통감하고 이쪽은 그냥 넘어가겠습니다 ㅠ
청실홍실. 청실과 홍실은 짝을 이뤄서 나오기 때문에 인간 세상에는 남녀 모두가 정해진 짝이 있다는 말이죠. 흔히 운명의 붉은 실이라고 하는 것과도 같은 말입니다. 이런 '실' 연출이 나타난 곳은 6화가 있겠네요.
6화에서 유우가 유우코에게 고백할 때 '실'을 잡는 연출을 씁니다.
하지만 결국 그 실을 놓치게 되고, 유우는 유우코에 대한 진실을 듣고 절규하게 되죠.


















































ef의 다양한 의미가 나오죠. 재밌는 점은 이것이 모두 ef 시리즈의 제목들이라는 것이죠.
eternal feather  -> first tale, fairy tale of the two pv와 수록곡. 애니 메모리즈 마지막화에서서도 나오죠.
emotional flutter -> 게임 latter tale 의 오프닝입니다.
ever forever -> 게임  latter tale의 엔딩곡이죠.
euphoric field -> 애니 메모리즈의 오프닝곡.
ebullient future -> 애니 멜로디즈의 오프닝곡입니다.


























중간중간 삽입된 컷에 나온 물건들입니다. 미츠키의 리본, 쿠제의 바이올린 현, 유우의 죽은 여동생인 아카네의 시계, 나기의 부러진 붓, (아마미야의 것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유우코의 종이 비행기..
이 모두가 ef - a tale of melodies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물건들이죠.







주의 깊게 보신 분은 아셨겠지만, 이쪽도 그 전의 오프닝과는 확연하게 다른 부분입니다.
그 전의 오프닝을 보면..
미츠키는 달려갑니다. 하지만 끝내 깃털이 되어 흩날리고 맙니다.
유우코는 (꿈이나 희망 등을 향해) 달려가지도 못합니다. 그저 조용히 서있다 깃털이 되어 흩날릴뿐..
하지만 12화는 다르죠.
미츠키는 달리고 달려서, 유우코를 붙잡고 함께 달리죠. 이런 '손을 붙잡고 함께 달려간다'는 것은 이 뒤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의 나레이션과도 통하는 부분이죠.
"혼자서는 괴로운 여정도, 맞잡은 손을 놓지 않으면 분명 넘어설 수 있어."
십자가에 못박힌 유우.
이것은 그가 짊어진 죄와, 그의 죄책감을 십자가에 못박힌 걸로 형상화한 것이죠.
아카네를 지키지 못했던 그의 죄책감은 작중에서 그를 계속 짓누르죠. 그리고 그 죄책감 때문에 유우코를 상처입히고, 더욱더 큰 죄를 짊어지게 됩니다.
12화 이전의 오프닝. 그 이전에도 그는 계속 그것들로부터 달아나려고 발버둥치지만, 결국 좌절하게 되죠.
하지만 12화에서는 발버둥치다가, 그의 손에 박힌 못을 빼내버립니다.
이것은 그가 그가 짊어졌던 죄, 죄책감 등에서 해방되었음을 상징하죠.
사실 한가지 태클걸고 싶은게 있는데, 예수님이 못에 박힌 부위는 손바닥이 아니라 팔목뼈 사이입니다. 손바닥에 박으면 체중을 못이겨내고 손이 찢어져버리거든요. 좀 잔인한 얘기려나요?(..)
(위의 2개가 12화 오프닝, 아래가 그 전화 오프닝)
손을 잡으려고 했으나 잡을 손이 없어서 혼자서 손을 쥐었던 전과는 달리, 이젠 세 사람의 손이 연결됐습니다. 미츠키와, 유우코, 유우의 관계를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죠.

날개가 생겼습니다. 천사가 된 유우코를 상징하죠. 날개 위치가 좀 잘못된 것도 같지만 신경쓰면 지는겁니다.

이 뒤에는 등장인물들의 나레이션과 엔딩이 나옵니다. 이쪽은 그냥 써놓기만 하는 편이 더 나을 것 같아서 그대로 써놓기만 하겠습니다.

Person who has intention.

바람이 마을을 스쳐 지난다.

 

Person who stands up again.

바람은 차갑고, 때로는 멈춰버릴 것만도 같지만, 그럴 때는 천천히라도 좋으니 나아가줬으면 해.

언젠가 반드시 도달할 수 있을 테니까.

 

It begins to move again.

슬픈 일이 있어도 괜찮아. 손을 뻗으면 거기에는 누군가가 있고, 따스함을 나눠가질 수 있을 테니까.

 

Person who spins time.

혼자서는 괴로운 여정도, 맞잡은 손을 놓지 않으면 분명 넘어설 수 있어.

그러니 포기하지마. 기나긴 길의 끝에는 행복이 기다리고 있어. 행복이 겹쳐져서, 더욱 커다란 행복으로.

 

Person who walks to the future.

그리고 언젠가 깨달아줬으면 해. 당신이 걸어간 길 도중에 몇 개인가 행복이 있었음을.

 

It is a story of the "Will"

잊지 마. 당신은 외톨이가 아니야. 확실한 발자국을 새기며, 계절을 넘어 하늘을 올려다보렴.

날개가 없어도 분명 갈 수 있어.

 

언젠가 꿈꾸던 빛이 넘쳐나는 내일로...

두 사람은 하나가 되고, 그것은 영원의 끝까지..


이걸로 ef - a tale of melodies 12화의 리뷰를 마칩니다.
쓸데없이 긴 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ps. 뭔가 대충쓴 듯한 느낌이 강하게 드는군요 oTL 이틀에 걸쳐 쓴 글이긴 한데..식령 쓸때와는 달리 이상하게 글이 안써지더군요 ㅠ 역시 뭔가 파바박 하고 꽂히는 뭔가가 있어야 한다니까요;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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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Joshua77 2008/12/27 14:29 # 답글

    수고많으셨습니다. 지금 12화 감상하고 되새김질하는 중입니다. 평범한 이야기를 최고의 애니메이션으로 격상시켜준 샤프트의 마법에 즐거웠습니다. 유우코를 생각하면 정말 아련해지네요.
  • 세이밥 2008/12/27 23:50 #

    후우...전 당분간 후유증이 남을 것 같네요 oTL...
    샤프트..월영 때부터 주목하고 있었지만, ef 와서는 아예 경지에 다다랐다는 느낌이 드네요.
    '정적'인 연출을 이렇게나 잘 활용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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